본문 바로가기
게임/게임 인문학

모바일 게임이 걸어온 길

by Jinger 2024. 8. 1.

모바일 게임의 인식

 

모바일 게임, 오늘날의 게임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가진 분야이다.

전세계의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는 전체 게임 시장 규모의 6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평가는 다른 플랫폼의 게임들에 비해 낮은 경우가 많다.

모바일 게임이라는 분야는 어쩌다가 이렇게 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PC나 콘솔 게임과는 결정적으로 어떠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를 알아보자.


타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차이

2007년 인류의 삶을 바꾸어 놓은 발명품, 스마트폰이 공개되었다.

이 작은 전자기기는 오늘날 전세계 인구의 67%나 되는 사람들이 사용하며,

인류의 컨텐츠 소비 방식에 어마어마한 변화를 주었다.

게임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기기의 성능이 더 좋아 졌으니 이전 2G폰 보다 훨씬 다양한 명작 게임들을 즐길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러나 조작 방식에서 기존의 게임들과는 다른 방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머지 않아 PC나 콘솔 기기로 즐기던 게임들을 스마트폰으로 그대로 플레이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우스를 이용해서 부드럽고 폭넓은 컨트롤이 가능한 PC 게임이나

다양한 손가락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콘솔 게임들과는 달리,

스마트폰 게임들은 오로지 엄지나 검지 손가락을 이용한 스크린 터치 방식으로만 조작할 수 있었다.

다른 게임들에 비해 조작감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버튼이 필요한 게임들은 아예 플레이조차 할 수 없었다.

이를 극복하고자 가상 인터페이스를 도입하였지만 오히려 화면이 더럽고 답답함을 가져왔다.

그럼에도 어느 악조건 속에서도 성공하는 사람들은 존재하는 법!

그들이 발견한 정답은 라이트한 유저들을 겨냥한 캐주얼 게임들이다.

앵그리버드, 후르츠닌자, 템플런과 같은 게임들은 스마트폰만이 가지고 있는 터치와 기울기 센서만으로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의 조작법들을 선보였다.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부흥과 몰락을 동시에 맞은 모바일

그 시절 스마트폰 시장에 등장한 캐주얼 게임들은 게임의 재미란 복잡한 조작 체계에서 오는 것이 아님을 증명하였다.

기존의 게임이라는 것을 즐기지 않던 일반적인 스마트폰 사용자들도 진입 장벽이 낮고 캐주얼한 모바일 게임들을 통해 게임계에 쉽게 진입할 수 있었다.

게임사의 입장에서도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PC 콘솔 게임들에 비해 제작 비용까지 낮았으니 매우 반가운 상황이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무료로 올리자니 수익이 부족해서 게임 도중에 광고를 넣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벌어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모바일 게임사들은 기이한 방향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무료로 할 수 있지만 도중부터는 과금을 하도록 만든다 거다.

그렇게 모바일 게임 업계에는 수많은 게이머들에게 미움받는 P2W과 가차가 들어서기 시작 했다.

모바일 게임과 페이투인의 조합은 아주 매콤했다.

단 한 번만 결제하면 완전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던 기존의 게임들과는 달리, 모바일 게임들은 하나의 게임에 유저들을 지속적으로 붙잡아두는 방향으로 진화해 나갔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의 BM을 사용한 게임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었다.

얼마 전에 막 태어난 신생 모바일 게임사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던 게임사들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일이 흔해졌고

그렇게 너도나도 모바일 게임과 페이투윈 가짜 게임을 만들며 주객이 전도되기 시작했다.

게임의 기본적인 틀은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인기 게임들한테서 조금씩 떼어와서,

전체적인 게임의 퀄리티는 점점 떨어지고,

반대로, BM 설계는 한 번 빠지면 못 나갈 정도로 아주 치밀하게 만들어 놓으니,

모바일 게임들을 향한 사람들의 불만은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었다.


새로운 희망을 찾은 모바일 게임계

2010년대 중반부터 모바일 게임계에는 오타쿠 게이머들을 겨냥한 서브컬처형 게임들이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페이트, 그랜드오더, 명일방주, 소녀전선, 붕괴와 같은 게임들은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들과는 조금 다른 부분들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높은 퀄리티의 일러스트, 캐릭터와 연관된 깊이 있는 스토리,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과 같은 연출과 함께 전문 성우까지 고용해,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에게 목소리를 입혔다.

물론, 그렇다고 게임 디자인이나 컨텐츠적인 부분들을 아예 신경쓰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보다는 캐릭터나 스토리와 같은 IP적인 부분의 퀄리티 향상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장수와 고수익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이를 따라하려던 다른 게임사들은  서브컬처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왜 이 게임에 열광하는 지 모르고

P2W 형식의 게임에 서브컬쳐 스킨을 끼워맞춰 게임을 만들다 폭망하기 일쑤였다.

이와 반대로 캐릭터와 IP를 잘 활용한 게임사들은 게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페이투인 방식을 이용하지 않고도 어마어마한 수익을 벌어들이기 시작했다.


모바일의 생태계

모바일 인덱스, 24.8.01

근래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내는 게임들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가장 처음에 언급했던 캐주얼류의 게임들.

캐주얼 게임들이 모바일 게임의 전성기를 열었던만큼 아직까지 굵직한 성적을 내는 게임들이 많다.

두 번째는, 게임의 승리를 위해 페이투인 방식을 이용한 게임들, 주로 PVP 방식의 RPG 게임들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은, 근래에 엄청난 유행을 타고 있는 기존의 가차 방식의 페이투인 방식을 줄이고 오타쿠형 변화구를 넣은 서브컬처형 게임들 이다.

전 세계의 매출 순위권 모바일 게임들은 대부분 이 세 가지 카테고리 안에 들어간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모바일 게임에 대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모바일 게임은 PC 콘솔 게임과 시작부터 끝까지 아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간단한 게임에서 시작하여 점점 더 복잡하고 깊이 있는 게임성을 가지게 된 PC 콘솔 게임들과 다르게

캐주얼 게임이나 서브컬처형 게임으로 진화해 나간 모바일 게임은 게임성도, 강점도, 즐기는 유저층도 모두 다른 성향을 보이고 있다.

그저 게임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함께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은 PC 콘솔 게임에 비해 저열하다 라는 말보다는 모바일 게임은 PC 콘솔 게임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라는 표현이 더 알맞다고 생각하다.

PC 게임이든, 콘솔 게임이든, 모바일 게임이든,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재미라는 것이지만

이 재미라는 것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른 부분에서 느끼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복잡한 조작 체계를 정복해나가며 재미를 느낄 수도 있고 웅장한 그래픽을 감상하며,

뛰어난 스토리를 보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또, 자신이 좋아하고 애정하는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저 또한 형식과 상관없이 다양한 게임을 좋아하는 한 게이머으로서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의 게임에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