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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인문학

서브 컬쳐 게임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by Jinger 2024. 9. 7.

서브 컬처란?

서브 컬처란 사전적인 정의를 보면, 어떤 사회의 전체적인 문화 또는 주요 문화에 대비되는 개념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비주류 소리를 듣는 모든 것은 서브컬처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서브 컬처는 보통 일본 애니메이션과 같은 느낌을 주는 그 무언가,

혹은 오타쿠들의 문화를 일컬어 사용이 된다.

원피스, 나루토, 귀멸의 칼날, 지브리 등 유명한 애니메이션도 일본 애니메이션이지만

오타쿠들 사이에서는 이 애니도 분명 좋은 오타쿠 문화 중 하나이지만,

이러한 작품만 보는 이들을 오타쿠라고 부르기에는 약간 불편하다.

그렇다고 이를 정의하고 구분 짓기에는 매우 모호한 단어가 서브 컬처이다.

서브 컬처 게임은?

최근 게임계에서는 서브 컬쳐 장르의 게임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서브 컬처를 따라 하려는 게임사들이 많은 데,

개발의 문법은 기존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적당히 미소녀 같은 서브컬처적인 아트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그렇기에 유사 서브 컬처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좋은 실적을 내지 못하고 망한다.

이들에게는 아마 서브 컬처가 돈이 된다는 걸 알지만 장르의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개발 하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서브 컬쳐 게임은 무엇이고, 이들의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

서브 컬처의 모호함을 인지한 블루아카이브의 김용아 PD님도 서브 컬쳐 게임이라는 말 대신에 이차원 게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2차원은 2D 그래픽이냐 3D 그래픽이냐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오타쿠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2차원을 말한다.

감성적으로는 현실이 아닌 모니터 너머에서 존재 가능한 세계를 이야기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차원 게임은 異(다를 이) 차원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서브 컬처 게임의 주요 요소

아트

잘 만든 서브컬처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캐릭터가 중심이어야 한다.

그 이유는 서브컬처 게임이 캐릭터를 팔아서 돈을 버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이 의미는 단순히 가챠를 돌리게 만들고 스킨을 판매하니까를 의미하진 않는다.

넓게 의미에서 캐릭터의 매력을 통해서 매출을 올린다고 봐야 합니다

즉, 캐릭터를 덕질하게 만드는 거다.

그림이 예뻐야 하는 것도, 캐릭터성이 매력적이야 하는 것도 전부 이런 이유이다.

유저가 그 캐릭터에게 몰입하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의 가장 기본 요건이 되는 게 아트이다.

그림이 얼마나 예쁜가, 연출이 얼마나 화려한가 등등.

아트가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면, 설령 유사 한이 붙는 한이 있더라도 서브컬처 게임의 기준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스토리

그리고 최소한의 아트 요건을 갖췄다면 그다음은 시나리오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캐릭터 메이킹이다.

이게 충족이 안 되면 아예 서브컬처 게임으로서 다뤄지지 못한다.

아트적인 부분은 어디까지나 최소 요건에 가까운 거지, 그게 곧 서브컬처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메이플 스토리나 던전 앤 파이터 같은 게임들도 십덕 풍의 아트를 채용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을 일반적으로 서브컬처 게임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그럼 무엇으로 인해서 이런 인식 차이가 만들어졌을까?

제일 핵심적인 차이는 바로 시나리오이다.

캐릭터 메이킹

특히, 캐릭터의 표현이나 다루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던파나 메이플의 플레이어블 캐릭터 경우에는 캐릭터로서의 서사가 별도로 존재하더라도,

실제 플레이에서는 직업으로 기능을 하면서 캐릭터로서의 고유한 아이덴티티가 흐려지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이런 게임들은 외모 커스터마이징까지 자유롭다 보니까, 외형 역시 거의 남아 있지 않게 되는 것도 흔하다.

결국 외모도 이름도 성격도 서사도 옅어지고, 사실상 플레이어의 분신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이런 게임을 하는 오타쿠 성향을 가진 유저들은 굉장히 인기 있는 몇몇 NPC 캐릭터를 제외하면, 자캐에 몰입해서 덕질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자캐 덕질 같은 경우에는 다른 사람하고 공유하는 것에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보니까,

서브컬처 콘텐츠로서 확장되기 좀 어렵다.

만약 이 게임들도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을 직업이 아닌 캐릭터로서 강조하거나,

혹은 반대로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관찰자 수준으로 전락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NPC에게 강력한 캐릭터성을 부여하고 시나리오를 이끌어갔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서브컬처 게임으로 논의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비교적 가까운 장르에 있는 게임 중에서 훨씬 서브컬처로 다뤄지고 있는 게임들과의 차이는 이런 부분에서도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런 캐릭터성을 극대화한 게 바로 수집형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다.

이름바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 봤어.부족하면 더 추가해 줄게."

이런 식으로 소위 덕질할 캐릭터를 잔뜩 깔아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서브컬처 게임 하면 장르를 불문하고 수집형의 형태를 띠는 경우가 대부분인 이유이다.

게임에서의 나

물론 서브 컬처 게임들에는 플레이어의 분신으로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는 형태인 캐릭터들도 있긴 하지만,

이런 경우는 사실 다른 캐릭터들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입 대상으로서 채용된 거에 가깝다.

그래서 실제로 이런 캐릭터는 스토리상의 결정적인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실제 스토리의 전반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되지는 않은 편이다.

말하자면 플레이어가 주인공이 아닌 언제나 캐릭터들이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플레이어의 분신이면서 동시에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지닌 경우도 있다.

이렇게 플레이어의 이입 대상으로 선택된 캐릭터마저 고유한 캐릭터성이 강조된다는 건

결국 서브컬처 게임에서 캐릭터가 중요하다는 반증이다.

스토리 진행 방식

스토리에는 세계관이나 설정을 설명하고 진행하는 방식보다는 캐릭터의 매력을 돋보이는 스토리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두 토끼를 잡을 수 있으면 좋지만 이 둘을 잡기에는 쉽지 않는 게 현실이다.

만약 세계관이나 설정을 설명하면서 진행한다면 캐릭터의 매력 발산을 충분히 못 보여주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발산을 해도 분위기와 어울리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고자 사이드 스토리로 빼는 경우도 있지만,

이를 자칫 잘 못하면 메인과 사이드 스토리에서 캐릭터가 다르게 느껴져 몰입에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진행 방식을 가지고도 성공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압도적인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거나 스토리가 재미 등 성공 요소들이 이미 가진 게임들이 보통 그렇다.

바꿔 말하면, 세계관을 구축하면서 커다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구조는 서브 컬처 게임에서 득이 되기 어렵다.

그렇기에 다소 일상적인 느낌이라도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세계관이나 설정이 서브 컬쳐 게임에 더 어울린다.

혹은 스토리를 작은 에피소드로 나눠서 이야기를 진행하면 목표를 향해 심각하게 달려가더라도

한 번 마무리를 짓고 나서 다시 시작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좀 더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어필할 여유가 생긴다.

즉, 서브컬처에서 아트는 서브컬처의 게임의 정체성을, 시나리오는 서브컬처 게임의 깊이감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여기까지만 해도 유사 서브 컬쳐 게임이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게 된다.

여기서 다른 요소들까지 캐릭터성을 보조하면 가장 좋은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컨텐츠

캐릭터성을 가장 보조하기 좋은 부분은 게임의 핵심인 컨텐츠가 된다.

컨텐츠가 받쳐주면 외적으로 맘에 들지 못해도 성능이 좋아 사용하면서 정이 들수도 있고,

좋아하는 캐릭터에게는 더욱 큰 애정을 주어 캐릭터에 더욱 빠져 들게 만든다.

만약 캐릭터는 좋아하지만 컨텐츠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그 캐릭터는 진열장에만 박혀있어 어느 순간 잊히거나, 돈을 들여 뽑지 않게 된다.

즉, 캐릭터는 컨텐츠와 시너지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컨텐츠가 받쳐주면 구리거나 덜 매력적이어도 피규어도 진열장에 뜯고 나오는 거고,

컨텐츠가 안 받쳐주면 이론상 처형해도 진열장에 들어가 버린다.

그렇기에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사용처가 있는 게 좋다.

서브컬처 게임에서 이렇게 활용처를 마련해 준다는 건

단순히 캐릭터의 성능을 미끼로 해서 획득과 육성을 유도하는 정도가 아니다.

서브컬처적인 감성이 충분히 전제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하면,

이건 곧 캐릭터를 더 노출시키고 돋보이게 만들고, 또 애정을 갖게 만드는 과정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각 유저들의 애정 캐릭터가 콘텐츠를 하드캐리 했을 때

그 유저가 느낄 만족감에 대해서 개발자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이거는 소위 찐 소리 듣는 서브컬처 게임 중에서도 미흡한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분명 캐릭터들이 예쁘고 매력적으로 잘 뽑았는데, 실제 게임에서는 활용될 여지가 없는 게임들이 그런 경우이다.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서 비싼 돈 주고 뽑았는데,

단지 예쁜 피규어에 불과하다는 건 아무리 애정으로 게임하는 덕후 유저들에게도 꽤나 현타 오는 일이다.

그렇기에 만약 캐릭터의 밸런스를 잡지 못한다면 해당 캐릭터의 이격이나 새로운 컨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좋은 서브 컬처 게임이라는 건 모든 요소를 통해서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유저에게 제공해 주는 게임이다.

주섬주섬

이 글이 꼭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서브 컬처를 좋아하고 서브 컬쳐 게임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서 내린 한 정의일 뿐이다.

현재 내 이야기가 정답에 가깝다 하더라도, 새로운 특징이 추가되거나 기존의 특징이 사라지는 등으로

기존 단어에 대한 변화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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